2017. 2. 7.






춘천 온 것 어떠냐고 아버님이 처음 물어보셨을 때, 저희야 뭐 거의 집에서만 생활하니까 서울이나 여기나 똑같다고 대답했다. 서울이 아니어도 우린 잘 살 수 있으니 걱정 마시라는 뜻으로. 그런데 그 뒤로도 뵐 때마다 계속 같은 질문을 하셔서 이제는 좀 그만 물어보셔도 좋을텐데 하던 참에, 전에는 알아채지 못한 소년 같은 표정이 아버님 얼굴에 언뜻 비쳤고, 그제야 아버님 마음을 지금껏 완전히 엉뚱하게 읽은 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. 그런 쪽으로 내가 무심하다는 것도 함께.
춘천 좋아요. 여기 오기 잘했어요!
집 주변 고양이들.
모두 지나는 고양이에게 한 번씩 말 걸어 주는 분위기여서 그냥 길을 걷는 걸로도 기분이 좋아진다.
그리고 반타이. 내가 이런 공간과 메뉴 구성에 잘 반한다는 걸 다시 알게 해 준 곳. 거의 이 삼 일에 한 번은 점심 먹으러 가고 있다. 춘천이 아니어도 어디에나 있는 것들. 그러니까 나는 이것만으로 되는 사람이어서.